유럽 의료기기 제도, 사전 인증 중심에서 전 주기 규제로 변화
평가원, 국내 기업 의료기기 전주기 관리‧규제 조화 방안 필요

[의학신문·일간보사=정광성 기자] EU가 의료기기 지침(MDD)을 의료기기법(MDR)으로 상향한 가운데 인증 절차가 복잡하고 준비 사항이 많아 이에 대한 철저한 준비 없이는 유럽 시장진출 장벽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이하 평가원)은 최근 발표한 식의약 R&D 이슈 보고서를 통해 ‘유럽 의료기기법’의 영향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기존 2020년 5월부터 적용 예정이던 MDR은 COVID-19로 인해 적용 시점이 1년 연장됨 (자료: 유럽위원회, 2021)
△기존 2020년 5월부터 적용 예정이던 MDR은 COVID-19로 인해 적용 시점이 1년 연장됨 (자료: 유럽위원회, 2021)

먼저 평가원은 “EU는 위원회를 열고 의료기기 안전성 향상을 목적으로 기존 의료기기 지침을 의료기기법으로 상향하는 법을 지난 2017년 5월 25일 발효했다”며 “작년 5월 26일부터 적용되고 있으며 유예기간은 오는 2024년 5월에 종료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EU의 MDR로 개정은 2010년 3월 발생한 세계 3위의 인공 유방 보형물 생산업체인 프랑스의 ‘폴리 임플란트 프로스시스(PIP)’사가 비용을 절약하려고 인체에 적용하는 의료기기에 공업용 실리콘을 사용해 수십만 명이 검사를 받은 사건이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평가원은 “MDR은 MDD와 분류 체계 세분화 및 세부적 요구사항에 차이점이 있다”며 “특히 기존에는 사전 인증에 중점을 뒀지만, 개정 후 의료기기의 사전 인증 절차부터 시판 후 조사까지 제품 전 주기에 걸쳐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며 제도의 달라진 점에 대해 언급했다.

△고위험기기(이식형 및 ClassⅢ에 해당하는 기기)와 관련한 절차임 (자료: Europran Society of Cardiology)
△고위험기기(이식형 및 ClassⅢ에 해당하는 기기)와 관련한 절차임 (자료: Europran Society of Cardiology)

실제로 EU는 MDR에서 의료기기 등급 분류 체계는 인체 접촉과 침습 방법, 접촉 시간, 에너지원 작용 모드 등 기존 MDD와 같지만, 능동형 기기와 멸균 및 약물 투입 의료기기에 대한 분류 규칙을 22개로 세분화하고 있다.

또한 데이터베이스 구축 및 제도 도입을 통해 의료기기의 추적성·투명성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의료기기 임상평가 의무화 △유다메드(EUDAMED)를 중점으로 한 데이터베이스 구축 시스템 △의료기기 표준코드(UDI) 시스템 △이식카드제도 도입 △시판 후 감시 체계 세분화·문서화를시행했다.

MDR, 규제강화‧복잡한 승인 절차‧인증기관 부족 대부분 국가 부정적 시선

한편 전문가들은 MDR이 기존 MDD 준수 사항과 호환이 어려워 새롭게 구비 해야 하는 사항이 많아 관계자들의 혼란을 초래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료: Team-NB Presentation
자료: Team-NB Presentation

평가원은 “대부분 국가가 전환에 대한 준비가 아직 미흡한 실정이며 의료기기 인증기관(NB)의 부족과 EU 위원회의 명확하지 않은 규제 가이드라인을 주요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며 “각국 대표 기관은 보다 실용적인 대안을 요구하며 MDR 전환 시기를 연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례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는 MDR로 인해 추가 비용 소요, 규제 불확실성 등 미국 내 의료기기 제조업체에 많은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NB 부족으로 승인에 상당한 병목현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독일‧프랑스 의료기술 협회는 올해 3월에 열린 MDR 이행 문제 해결방안 모색을 위해 개최된 이니셔티브에서 의료기기 공급 저해로 적시에 환자 치료가 어렵다며 전환 기간을 연기할 것을 요청했다. 이어 위험도가 높은 제품은 2년, 낮은 제품을 4년으로 해 두 단계를 거쳐 연장할 것을 제안하며 NB의 역량 확대와 기존 자원의 합리적 사용을 제시했다.

아울러 국내에서는 MDR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규제 조화의 중요성을 인식하며 유럽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 임상평가 도입 방안 등에 대해 노력하고 있으며, 관련 기관들이 앞장서서 MDR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MDR로 인한 인증 절차와 준비 사항의 증가로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국내 의료기기 업체들의 유럽 시장진출을 위해서 많은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평가원은 “국내 의료기기 업체들은 MDR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의료기기 전주기를 관리할 수 있는 새로운 프로그램 구축과 국제적인 규제와 조화를 이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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